최근 파이어족이란 단어는 한 번쯤은 들어봤을 것입니다. 무언가 경제적 자립을 빨리 이루려는 사람들이 하는 행동인 듯한데 정확한 내용을 모르는 경우가 있으실 겁니다. 이 포스팅에서는 그러한 파이어족의 개념과 한국 파이어족의 특징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파이어의 의미
영어로 FIRE는 경제적 자립(Financial Independence)와 조기 퇴직(Retire Early)의 합성어입니다. 즉, 파이어족은 경제적 자립과 조기 퇴직을 동시에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집단을 말합니다. 주로 20대~30대 사이에서 유행하고 있으며 소비와 지출을 극단적으로 줄이고, 투자를 통해 늦어도 40대 초반에는 경제적 자립을 이루고 회사에서 은퇴를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이러한 파이어 운동은 1990년대 미국에서 처음 등장했습니다. 이후 2008년 금융위기로 인해 온라인을 통해 빠르게 영국, 호주, 네덜란드 등으로 퍼졌습니다. 특히 베이비붐 세대인 부모 세대가 은퇴 이후에도 여전히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었기 때문에 이를 지켜본 밀레니얼 세대(1980년대~2000년대 초반 출생자)들의 참여가 두드러졌습니다.
고학력, 고소득 전문직을 중심으로 이 운동이 확산되었으며, 자신의 근로소득의 70~80%를 저축하는 등 극단적으로 소비를 줄이는 특징을 보였습니다. 몇 가지 사례를 보면 출고한 지 20년이 된 자동차를 타고, 무료 쿠폰을 모아 식료품비를 아끼며, 한겨울에도 보일러를 틀지 않는 등의 행동을 보입니다. 또한 자녀를 값싼 공립학교에 보내거나 자녀를 아예 낳지 않기도 하여 사회적인 이슈로 떠오르기도 했습니다.
한국의 청년 파이어족
오늘날 한국의 파이어족은 청년세대를 말합니다. 지금은 2030세대입니다. 한국의 청년세대 또한 최근 들어 파이어족을 자처하는 사람들이 많아졌습니다. 그들은 부모세대와 달리 회사에 충성도가 높지 않습니다. 회사에서 승진을 하고 싶어 하는 마음도 거의 없습니다. 회사는 그저 투자를 위한 시드머니를 제공하는 곳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큽니다.
누군가는 너무 이기적인것이 아닌가라고 말을 합니다. 과연 그럴까요? 한국의 청년 파이어족은 불가피하게 나타날 수밖에 없었다는 견해가 많습니다.
부모세대와 다르게 지금의 2030세대가 경제적 활동을 하는 지금은 경제적 침체기에 가깝습니다. 물가는 하루가 다르게 상승하지만 근로소득은 요지부동 움직일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집값은 하늘 높은지 모르고 치솟습니다. 몇 년간 고생하면 집을 사던 시대는 이제 상상 속에서 등장할 법한 동화 같은 이야기에 불과합니다. 어쩌면 10년, 20년 아니 평생을 벌어도 집을 살 수 없을지도 모르는 세상에 던져졌습니다.
2030세대는 억울합니다. 그들이 집값을 올리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애초에 그들은 집을 소유하고 있지도 않았습니다. 이제는 월세, 전세에서 내 집 마련으로 가는 테크트리는 더 이상 유효하지 않습니다. 소위 금수저가 아닌 이상 내 집은 꿈속에서나 가질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한국의 파이어족은 미국의 파이어족과는 다른 특징을 갖고 있습니다. 미국은 고학력, 고소득 전문직을 중심으로 '저축'이 주된 전략이었습니다. 물론 그것을 기반으로 투자를 하지만 기본적으로 저축이 우선했습니다. 그러나 한국의 파이어족은 저축이라는 여유를 갖기도 힘든 사회 구조속에 있습니다. 청년 중 극히 일부만이 대기업이나 전문직종으로 자리 잡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취업 자체를 걱정해야 하기도 합니다. 또한 어찌 저축을 한다하더라도 금리는 바닥을 기고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한국 청년 파이어족은 시드머니를 모아나갈 여력조차 힘듭니다. 따라서 주된 전략으로 주식이나 비트코인 같은 곳에 투자를 하게 됩니다.
최근 대한민국은 주식 열풍을 넘어 광풍이 분다고 하였습니다. 또한 비트코인은 김치프리미엄이라는 말이 돌 정도로 한국의 관심이 매우 높습니다. 여기에는 한국 청년들의 지분도 꽤 높을 것입니다. 이것이 한국 청년 파이어족을 반영하는 하나의 지표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것이 과연 건강한 지표라고 할 수 있을까요? 물론 건강한 투자는 노후 생활을 설계하는데 매우 중요한 요소입니다.
그런데 한국의 청년들이 스스로 파이어족을 선택했냐라는 물음에는 그렇지 않다라고 답할 수밖에 없습니다. 어쩔 수 없이 내몰렸고, 어쩔 수 없이 투자를 해야만 하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이것이 기타 선진국에서 등장한 파이어족과는 큰 차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청년은 나라의 미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들이 장차 대한민국을 짊어지는 든든한 허리가 될 것입니다. 기존 기득권 세대는 한국 청년이 생존을 위해 파이어족을 선택하고 있는 지금 세태에 대해 빨리 각성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콧대 높은지 모르는 집값을 잡기 위해서 기득권의 각성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청년의 노동가치를 높여야 합니다. 물가에 비해 턱없이 낮은 노동 가치가 매겨지는 지금의 한국을 바꿔야 미래의 발전이 보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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